색약자를 위한 디스플레이, Vision Aid

지난 10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MID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커브드 UHD TV, 갤럭시 노트엣지용 커브드엣지 디스플레이 등 최신 디스플레이 제품들이 높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특히 눈길을 끌었던 기술은 적록색약자를 위한 ‘Vision Aid’ 기능이었습니다. ‘Vision Aid’는 적색과 녹색에 대한 색구별이 약한 사람들이 정확한 색상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개념 디스플레이인데요. 이를 개발한 삼성디스플레이의 연구 개발 담당자들을 만나 작동 원리와 개발 과정의 뒷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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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on Aid의 연구 개발 담당자들>

■ Vision Aid를 개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주세요!

→ 저희는 말 그대로 미래디스플레이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해상도, 명암비 등 기존 화질 개선과 관련된 연구과제가 아니라 미래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찾는 것이 저희 역할인데요. 오랜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은 ‘인간을 위한, 인간적인 디스플레이’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개발해야 할 기술을 검토해 보니 상당히 많은 과제가 도출되었고, 이를 통칭하여 ‘Bio Display’로 부르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Vision Aid는 삼성디스플레이의 Bio Display 기술 중 하나입니다.

■ 이 기술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 21세기는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시대라고 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닌데요. 우리나라만 해도 색약자가 전 인구의 3%를 넘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150만명 이상이 색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이처럼 인터넷 시대에 색약자들이 정확한 영상과 이미지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디스플레이를 연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도 색약자를 위한 기술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대부분 붉은색을 보라색으로 변환하는 것처럼 색상값을 크게 바꿔 색 변별성만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본래의 색을 다른 색으로 왜곡시켜 오히려 정확한 색상 인지를 방해할 수 있는데요. Vision Aid는 색상의 변형이나 왜곡 없이 색을 인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기술 원리와 기술방식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주세요!

→ 눈의 망막에 있는 원추세포는 빛을 감지해 시신경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원추세포는 각각 적색, 녹색, 청색을 인식하는 적추체, 녹추체, 청추체의 3가지가 있습니다. 적록색약은 원추세포 중 적추체와 녹추체의 기능이 저하되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데요. 원추세포 기능 저하의 정도에 따라 색약의 수준이 결정됩니다. 적색이나 녹색 구분이 아예 불가능한 경우는 적록색맹이 되는 것이고요.

Vision Aid는 적록색약자를 위해 적색과 녹색을 의도적으로 강하게 보이도록 보정하는 기술인데요. 이를 위해 색약의 수준을 수치화하여 단계로 분류한 뒤  색보정기술로 활용하였으며, 안과 전문의들의 조언을 들어 기술을 검증하고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 이런 기술구현이 가능했던 핵심 요인은 무엇인가요?

→ Vision Aid는 자체발광하는 유기물질을 사용하는 AMOLED의 특성 때문에 가능한 기술입니다. 적색과 녹색의 화소만 더 강한 빛을 내도록 제어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색약 정도에 따라서 적색과 녹색의 강도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고요. 반면 LCD는 구조적으로 픽셀 단위로 빛의 색을 제어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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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IMID에 공개되었던 ‘Vision Aid’ 디스플레이>

■ Vision Aid 개발을 위해 안과 전문의들과는 어떻게 협력하셨나요?

→ 색약 연구에 권위가 있는 안과 전문 교수님들이 개발 과정에서 많은 자문을 해주셨는데요. 현재는 저희 제품을 채택하는 고객사를 위해 IT기기에 적합한 직관적 평가법도 공동개발하고 있습니다.

색약자 검사법을 개발하신 교수님 한 분은 “그동안 색각 이상자를 위한 검사법만 있고, 치료법이 따로 없어 안타까웠는데, 이런 기능이 개발된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매우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고 다양한 아이디어도 제안하셨습니다. 디스플레이 기술은 곧 인간의 시각을 다루는 분야라고 하겠는데요, 안과 전문 교수님들과 협력한 경험이 또 다른 제품을 개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개발 과정 중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 Vision Aid의 개발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색약자 분들의 직접 평가였습니다. 테스터를 모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색약자를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 회사 내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우들이 자원해서 테스터로 나셔주셨습니다. 그 중 한 분은 취업이 어려웠던 시절 신체검사 때 색약검사를 통과하기 위해 검사표를 통째로 다 외웠다고 귀띔해주셨는데요. 테스터로 자원하신 분들 모두 색약으로 불편을 많이 겪었기에 Vision Aid 기술에 관심을 갖고 흔쾌히 제품 개발에 도움을 주셨답니다.

■ 이 기술을 개발하면서 보람을 많이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바이오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을 깨닫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안과, 정신과의사, 심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논의하고 협의하면서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알게 되어 기쁘기도 했습니다. 특히 시각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에게 실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 더욱 보람이 큽니다.

※ 본 영상에서 사용한 색약자 체험필터는 Vision Aid 기능 확인을 위한 것으로

실제 색약자들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Source – 삼성디스플레이 블로그

 

reporter@ole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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