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디스플레이 산업 세계 1위 타이틀 이대로 내어줄 것인가
최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보도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와 smart phone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보다 감소에 대한 우려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축은 이들 두 회사와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3개사에 의존하고 있다. 기술력이 없던 20세기에는 한국 정부와 이들 3개사가 긴밀히 협조하여 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에 호흡을 같이 했다. 낮은 원화 가치는 이들 기업들의 수출에 활력을 불어 주었고, 강력한 정부 지원에 의한 제품 개발 역시 일본이 전세계 시장을 차지하던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가전 왕국으로 불리어져 왔던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릴 수 있었던 저력은 한국 정부의 다양한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밑바탕이 되었다.
일본 디스플레이 산업이 붕괴된 것은 일본 기업들이 한국을 비롯한 후발국들의 기술 추격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자만과 21세기에 다가오는 정보화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을 간과하여 투자를 중지한 것, 마지막으로는 후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무시한 것이 이유이다.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 역시 일본 기업들의 전철을 밟아가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특징은 장비를 대형화한 대량 생산에 의해 재료비와 고정비등 제조 단가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투자 중지는 곧 가격 경쟁력 상실을 의미하게 된다.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LCD 사업에서 Gen10 투자를 포기하고 막대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 Gen8 LCD 공장을 설치하고 현지화에 나섰으나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BOE가 추진하고 있는 Gen10.5 LCD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량은 중국이 세계 1위로 등극하게 되며, 중국 내수 시장과 가격 경쟁력으로 중국이 한국을 넘어서게 된다. 이제 불과 2년 정도 남았다. 한국 LCD 산업이 붕괴되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이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남은 것은 OLED 뿐이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산업 쇠락은 고용과 수출, 내수 시장에 직격탄을 안겨주게 된다.
하지만 현재 한국 정부는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세계 무역 기구(WTO)가 LCD와 OLED를 관세 철폐 품목에서 제외한 것이다. 디스플레이 신흥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자국 시장과 산업 보호를 내세워 LCD와 OLED를 제외하기로 미국과 합의하고 다른 국가들이 동조한 것이다. 중국은 32인치 이상의 제품에 대해 5%의 관세를 부가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관세를 물지 않기 위해 중국에서 LCD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고용이 중국으로 옮겨지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간과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 정부는 장비 수입에 대해서 관세를 철폐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체가 고가의 장비를 해외에서 수입할 때 관세를 폐지해주는 것이다. 최근 엔저로 일본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은 수년 전에 비해 1.5배 정도 높아져 있다. 한국 장비 업체들은 해외에서 일본 장비 업체와의 경쟁을 통해 막심한 출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시장은 오히려 일본 기업들에게 시장을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장비 구입에 100억원을 절약했다고 하면 국내 장비 업체는 1000억원의 시장을 뺏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100억원이라는 금액은 큰 금액이자만, 이로 인해 잃어버리는 약 1000억원의 국내 장비 업체들의 시장은 상대적으로는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이제까지 애써 키운 국내 디스플레이 에코 시스템을 한국 정부가 스스로 망가뜨리고 있다.
한국 정부는 말로는 항상 강한 중소 기업을 키우자고 노래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기업에게 푼돈 안겨주고 한국 중소 장비 업체들의 사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뒷짐지고 있다. 엔저와 힘겹게 싸우고 있는 한국 중소 장비 업체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최소한 자국 시장에서만은 생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젊은 엔지니어의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대기업보다는 중소 장비 업체에 대한 배려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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